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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 증거를 지웠습니다, 증거인멸죄로 고소할 수 있나요

법률사무소 청송law 담당변호사 김창희 · 2026. 09. 08. 작성 · 2026. 09. 13. 수정

형법 제155조의 증거인멸죄는 타인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일 때 성립합니다. 대법원은 자기가 처벌받을 것을 두려워해 자기 이익을 위해 자료를 없앤 경우에는 증거인멸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2011도5329). 다만 지워진 정황 자체는 원래 사건에서 유용하므로 남은 자료부터 확보하셔야 합니다.

고소를 준비하는 사이에 대화방이 사라지고, 게시글이 내려가고, 계정이 없어집니다. 그러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지웠다는 것 자체가 증거 아닌가. 증거인멸로도 고소해야겠다."

여기서 많이들 걸려 넘어지십니다. 증거인멸죄는 생각보다 좁습니다.

증거인멸죄는 어떤 죄인가요

형법 제155조 제1항입니다.

타인의 형사사건 또는 징계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 은닉, 위조 또는 변조하거나 위조 또는 변조한 증거를 사용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핵심은 맨 앞의 세 글자입니다. '타인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여야 합니다.

같은 조 제2항은 타인의 형사사건·징계사건의 증인을 은닉하거나 도피하게 한 경우를 같은 형으로 처벌하고, 제3항은 피고인·피의자·징계혐의자를 모해할 목적으로 이 죄를 범한 경우를 10년 이하의 징역으로 가중합니다.

상대가 자기 증거를 지운 것도 처벌되나요

원칙적으로 처벌되지 않습니다. 이것이 가장 자주 오해받는 부분입니다.

대법원은 피고인이 자신이 형사처분을 받게 될 것을 두려워해 자기의 이익을 위하여 증거가 될 자료를 인멸했다면, 그 행위가 동시에 다른 사람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한 결과가 되더라도 증거인멸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도5329 판결).

이유는 방어권에 있습니다. 자기 사건에서 불리한 자료를 없앤 행위까지 별도의 죄로 처벌하면, 스스로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원칙과 충돌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내 사건의 피의자가 내 사건 증거를 지웠다"는 상황은 증거인멸죄의 전형적인 사례가 아닙니다.

그러면 처벌되는 경우는 언제인가요

'타인의' 사건이라는 요건이 채워질 때입니다.

  • 제3자가 피의자를 위해 대신 자료를 지운 경우 — 지운 사람에게 문제가 됩니다
  • 피의자가 다른 사람을 시켜 지우게 한 경우 — 시킨 행위의 평가는 사안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 직장 상급자가 부하 직원의 사건 자료를 없앤 경우

다만 형법 제155조 제4항은 친족 또는 동거의 가족이 본인을 위하여 이 죄를 범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가족이 대신 지운 경우에는 이 특례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읽고 내 사건이 떠오르셨나요

통지서에 적힌 이유와 날짜를 보고 말씀드리는 편이 정확합니다. 전화가 가장 빠르고, 아래에 연락처를 남겨 주셔도 확인 후 연락드립니다.

지웠다는 사실은 아무 쓸모가 없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별개의 죄로 고소하기는 어렵더라도, 원래 사건에서는 매우 유용합니다.

수사기관과 법원은 정황을 함께 봅니다. 다툼이 시작된 직후에 특정 기간의 자료만 사라졌다면, 그 사실 자체가 사건을 이해하는 데 쓰입니다. 그래서 하실 일은 고소장을 하나 더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지워진 정황을 남기는 것입니다.

  1. 언제 무엇이 사라졌는지 날짜와 함께 기록합니다. 화면 캡처에 날짜가 보이도록 찍습니다
  2. 사라지기 전에 내가 보관한 사본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백업, 이메일 전달분, 다른 기기에 남은 것
  3. 상대가 아닌 곳에 남아 있는 자료를 찾습니다. 통신사 기록, 계좌 거래내역, 결제 내역, 다른 참여자의 대화방
  4. 제3자가 보관 중인 자료라면 그 소재를 특정해 수사기관에 알립니다

이의신청에서는 어떻게 쓰나요

불송치 이유가 증거불충분이고 그 원인의 일부가 자료 삭제라면, 이의신청서에는 이렇게 쓰는 편이 낫습니다.

"상대가 증거를 인멸했으니 처벌해 달라"가 아니라, "어디에 자료가 남아 있을 수 있으니 그것을 확인해 달라"입니다.

이의신청으로 송치된 사건은 검사의 보완수사요구 사유로 형사소송법 제197조의2 제1항에 명문화되어 있고, 요구를 받은 경찰은 원칙적으로 1개월 안에 이행해야 합니다. 무엇을 어디서 확인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적을수록 그 통로가 실제로 열립니다.

지금 하실 일은 무엇인가요

  1. 사라진 것과 남아 있는 것을 목록으로 나눕니다
  2. 남아 있는 쪽부터 확보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이쪽도 사라집니다
  3. 상대가 아닌 제3자가 보관 중인 자료를 특정합니다
  4. 불송치 통지를 이미 받으셨다면 기한부터 확인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상대가 증거를 지웠으면 증거인멸죄로 고소할 수 있나요?

형법 제155조의 증거인멸죄는 타인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일 때 성립합니다. 자기가 처벌받을 것을 두려워해 자기 이익을 위해 자료를 없앤 경우에는 증거인멸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2011도5329).

가족이 대신 지운 경우는 어떻게 되나요?

형법 제155조 제4항은 친족 또는 동거의 가족이 본인을 위하여 이 죄를 범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고 정하고 있어, 이 특례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지웠다는 사실은 아무 의미가 없나요?

별개의 죄로 고소하기는 어렵더라도 원래 사건에서는 유용합니다. 언제 무엇이 사라졌는지 기록하고, 상대가 아닌 곳에 남아 있는 자료의 소재를 특정해 확인을 요구하는 편이 실효가 있습니다.

관련 조문 원문 보기 형법 제155조(증거인멸 등과 친족간의 특례) 형사소송법 제197조의2(보완수사요구) 국가법령정보센터(법제처)의 조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형사소송법은 2026년 10월 2일 시행되는 개정본(법률 제21857호)으로 걸어 두었으니, 기록 열람·등사권(제245조의12)처럼 새로 생긴 조항도 그대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그 밖의 법(형법·민법 등)은 현행 조문입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구체적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증거인멸죄의 성립 여부는 누구의 사건에 관한 증거인지, 누가 어떤 목적으로 한 행위인지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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